이야기 전문
양치기 소년 전체 이야기
따뜻한 봄날이었어요.
푸른 언덕에는 하얀 양들이 풀을 냠냠 먹고 있었어요. 소년은 양들을 지키며 나무 그늘에 앉아 있었지요.
“양들은 풀만 먹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조금 심심한걸.”
언덕 아래에서는 농부가 밭에 물을 주고 있었어요. 연못가의 개구리는 퐁당퐁당 뛰며 노래했지요.
개구리가 소년에게 말했어요.
“양을 지키는 일은 아주 소중해. 늑대가 정말 오면 큰 소리로 알려 줘. 그러면 농부가 도와줄 거야.”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런데 잠시 뒤, 소년은 장난이 하고 싶어졌어요.
“한번 불러 볼까?”
소년은 두 손을 입에 모으고 크게 외쳤어요.
“늑대가 와요! 늑대가 와요!”
농부는 깜짝 놀랐어요.
“양들이 위험한가 보다!”
농부는 물뿌리개를 내려놓고 언덕으로 헐레벌떡 뛰어갔어요. 개구리도 연못가에서 폴짝폴짝 따라왔지요.
하지만 언덕에는 늑대가 없었어요. 양들은 여전히 냠냠 풀을 먹고 있었어요.
소년은 킥킥 웃었어요.
“늑대는 없어요. 그냥 장난이었어요!”
농부의 얼굴이 조금 슬퍼졌어요.
“위험하다고 말하면 우리는 믿고 달려와야 해. 거짓말로 부르면 마음이 놀라고 속상하단다.”
개구리도 조용히 말했어요.
“정말 위험할 때 도와주려면, 말은 솔직해야 해.”
소년은 잠깐 고개를 숙였지만, 곧 다시 양들을 바라보았어요.
다음 날, 바람이 더 살랑살랑 불었어요. 소년은 또 심심해졌어요.
“어제는 농부가 아주 빨리 달려왔지. 오늘도 불러 보면 재미있겠지?”
소년은 다시 크게 외쳤어요.
“늑대가 와요! 늑대가 와요!”
농부는 밭에서 손을 멈췄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바로 뛰지 못했어요.
“또 장난일까?”
개구리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언덕을 보았어요.
그래도 농부와 개구리는 양들이 걱정되어 언덕으로 갔어요.
그런데 또 늑대는 없었어요.
소년은 웃었지만, 농부는 웃지 않았어요.
“소년아, 두 번이나 거짓말을 했구나. 이제 네가 외치면 무엇이 진짜인지 알기 어려워.”
개구리도 말했어요.
“믿음은 작은 씨앗 같아. 솔직한 말을 하면 잘 자라지만, 거짓말을 하면 시들시들해져.”
소년의 웃음이 멈췄어요.
“미안해요.”
소년은 작게 말했어요. 하지만 농부는 밭으로 돌아가야 했고, 개구리도 연못으로 돌아갔어요.
며칠 뒤였어요.
해가 낮게 기울고, 숲 가장자리가 어두워졌어요. 양들이 갑자기 몸을 바짝 붙였어요.
“메에에…”
소년은 고개를 들었어요.
풀숲 뒤에서 늑대가 조용히 걸어 나오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장난이 아니었어요.
소년의 심장이 콩콩 뛰었어요.
“정말 늑대야! 양들이 위험해!”
소년은 크게 외쳤어요.
“늑대가 와요! 이번에는 정말이에요! 도와주세요!”
언덕 아래의 농부는 소년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하지만 발이 잠시 멈췄어요.
“또 장난이면 어떡하지?”
그때 연못가의 개구리가 소년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었어요.
“이번 목소리는 아주 다르게 들려. 무섭고 급한 목소리야!”
개구리는 농부에게 폴짝폴짝 다가가 말했어요.
“우리 함께 가 보자. 진짜라면 양들을 도와야 해.”
농부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래. 위험한지 꼭 확인하자.”
농부는 긴 막대기를 들고 언덕으로 달려갔어요. 개구리도 연못가 돌을 폴짝 뛰어넘어 따라갔지요.
늑대는 양들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어요.
소년은 양들 앞에 서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양들아, 내 뒤로 모여! 괜찮아. 내가 지킬게.”
바로 그때 농부가 큰 소리로 외쳤어요.
“이곳에서 물러가거라!”
농부가 막대기를 땅에 쿵 하고 내리치자, 늑대는 깜짝 놀랐어요. 늑대는 숲 쪽으로 휙 돌아서서 달아났어요.
양들은 안전했어요.
소년은 농부에게 달려가 깊이 고개를 숙였어요.
“농부, 정말 미안해요. 전 장난으로 거짓말을 했어요. 그래서 농부가 제 말을 믿기 어려웠을 거예요.”
농부는 소년의 어깨를 토닥토닥했어요.
“오늘 너는 솔직하게 위험을 알렸단다. 하지만 믿음은 하루아침에 다시 커지지 않아. 앞으로도 솔직한 말을 자주 하며 천천히 지켜 가자.”
소년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네. 이제 재미있다고 거짓말하지 않을게요. 양들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있는 그대로 말할게요.”
개구리가 빙긋 웃었어요.
“그럼 믿음의 씨앗에 물을 주는 거야!”
그 뒤로 소년은 양들을 잘 돌보았어요. 늑대가 보이지 않을 때는 “오늘은 늑대가 없어요. 양들이 편안해요.”라고 말했어요.
비가 많이 오면 “양들이 비를 피해 쉴 곳이 필요해요.”라고 솔직하게 말했지요.
농부는 소년의 말을 들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였어요.
시간이 지나자, 농부의 마음속 믿음의 씨앗은 다시 푸릇푸릇 자랐어요.
따뜻한 언덕에서 양들은 오늘도 냠냠 풀을 먹었답니다.
